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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5 - 사랑에 대한 짧은 필름들

영화이야기5 - 사랑에 대한 짧은 필름들

사람은 사랑없이 살 수 없는 존재입니다. 사랑은 우리를 설레게하고 가슴뛰게 합니다. 우리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도 사랑이고 좌절과 절망에 빠뜨리는 것도 사랑입니다. 우리도 한 때는 열렬히 사랑했습니다. 사랑이 전부라 믿었던 적도 있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사랑은 빼놓을 수 없는 소재입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온갖 감정들이 사랑이야기 속에 녹아 있습니다. 영화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사랑을 통해서 우리의 삶과 사랑을 돌아보게 합니다. 이번에는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를 몇 편 골라 봤습니다. 감상 후 댓글 주시고 함께 이야기 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1. 우리도 사랑일까 (2011, 사라 폴리) ★★★★
서로에 대해 더 이상 궁금한게 없어졌다. 사랑이 식었다. 결혼생활이 따분해 졌을때 누군가 내게 손을 내밀었다.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 사랑은 변한다지만 이 순간만은 영원하리라 믿었다. 이 사랑도 언젠가는 스쳐가겠지. 맘가는 대로 살아가면 지금보다는 더 행복할거라고 생각했다. 내 마음이 가는 곳은 사랑일까? 바람일까? 그래도 지금은 새로운 사랑과 왈츠를 추고 싶다. 인생에 몇 번의 왈츠를 더 추게될지는 모르지만.



2. 러스트 앤 본 (2012, 자크 오디아르) ★★★★☆
고통을 나누는 사랑이야말로 그들이 살아야하는 이유가 아닌가. 절망적인 삶을 비추는 강렬한 한줄기 빛은 간절한 희망의 시작이다. 마리옹 꼬띠아르의 혼신을 다한 연기가 압권이다.



3. 산이 울다 (2015, 래리 양) ★★★★☆
한총은 홍시아에게 산이 되고 싶었지만 세상은 이들을 허락하지 않았다. 상처를 딛고 찾아온 소박한 희망마저 빼앗기니 산이 울고 슬픔은 메아리가 되었다. 홍시아의 기구한 운명은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더 애절하다. 폐쇄집단의 이기적인 모습은 중국 사회의 축소판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4. 우리는 같은 꿈을 꾼다 (2017, 일리코 엔예디) ★★★★
사랑이 두려운 사람들이 상처를 상처로 감싸안고 죽을만큼 사랑하는 꿈같은 이야기다. 도축장과 사슴. 불구와 피. 은유로 가득찬 이미지는 꿈과 현실을 오고간다. 차갑고 건조하지만 신비롭고 매력적이다.



5. 투와이스 본 (2012, 세르지오 카스텔리토) ★★★★
엇갈린 사랑과 출생의 비밀을 담은 멜로영화가 비정한 전쟁과 만나 지독한 사랑이야기가 되었다. 엄마로 다시 태어난 여자와 용서받기 위해 자신을 버린 남자의 사랑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족을 해체하고 인간을 말살하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되는 영화다.



6.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2016, 홍상수) ★★★★
남자(들)는 여자에 매달리고 사랑을 구걸하고 사랑이 전부라 착각한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라 감정이라는 것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자에게 남자(들)는 다 똑같다. 알던 사람이건 처음 본 사람이건 사랑은 그냥 느낌으로 다가온다. 여전히 홍상수의 사랑얘기는 관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7. 나의 사랑, 그리스 (2015, 크리스토퍼 파파칼리아티스) ★★★★
암울한 그리스의 현실에서 피어난 특별한 사랑이야기가 고통스럽지만 아름답다. 세상이 그들을 위협한다해도 사랑이 있기에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 파국을 앞둔 결혼생활은 국가부도 위기의 그리스다. 갑자기 찾아온 불길한 사랑은 유럽연합과 IMF의 개입이다. 대량해고와 물가상승은 세계화의 그림자다. 난민을 향한 사랑은 연대의 츨발이다. 사랑마저 파괴한 적개심은 파시스트의 부활이다.



8. 인 더 섀도우 오브 유먼 (2016, 필립 가렐) ★★★★
아무리 사랑하는 부부사이라도 빈틈이 있기 마련이고 누구에게나 마음 한켠의 빈자리를 채워줄 무언가 또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남자의 찌질한 배신과 질투때문에 해피엔딩처럼 보이는 결말은 몹시 씁쓸해진다. 50년 전 흑백영화의 느낌이지만 깔끔한 구성과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가 매력적이다.



9. 징후와 세기 (2006,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 ★★★★
전생과 윤회 또는 신비한 그 무엇에 의해 그들은 그렇게 연결되어 있다. 모두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사랑이라고 불리는 관계의 징후를 표현하려는 듯. 마치 검은 원에 빨려들어가는 난기류처럼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최면에 걸릴 지도 모른다.



10. 투 러버스 (2008, 제임스 그레이) ★★★★
이토록 간사하고 설레고 잔인하고 현실적인 것이 사랑이다. 사랑이란 원래 인간의 가장 이기적인 행위니까.



11. 비치온더비치 (2016, 정가영) ★★★☆
일상이 영화같고 영화가 일상같은 생기발랄한 연애담. 건조한 흑백화면에 롱테이크 장면이 많음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한정된 공간에서 쉴 새없이 쏟아내는 대사만으로 99분을 꽉 채운 것은 정가영의 엄청난 능력이다. 누구가 한번쯤 겪어봄직한 이야기지만 쉽게 얘기하지 못할 속내들. 자신의 경험담이 아니라면 이토록 리얼하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사랑니 뽑는 것보다 일주일 술 못먹는게 더 걱정인 가영의 당돌함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12.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 (2011, 글렌 피카라) ★★★☆
그래~ 사랑은 멍청하고 미친 짓이야. 하지만 진짜 사랑은 미워할 때조차 사랑하는 것. 절대 포기할 수는 없지. 모처럼 만난 참신한 로맨틱코미디. 유쾌하다.



13.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2017, 증국상) ★★★☆
서로의 삶을 간절히 원했지만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후회없는 인생은 없다. 여성의 우정과 사랑이 진하게 녹아있는 기대이상의 중국영화.



14. 남과 여 (2015, 이윤기) ★★★☆
외롭고 지친이들에게는 가슴벅찬 사랑이 필요하다. 그것이 방황이든 불륜이든 마음가는 대로 사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말이다. 두사람의 감정을 전부 다 이해하기엔 뭔가 아쉬움도 있는 영화지만 연기도 좋고 영상도 훌륭하다. 한국식 정통멜로도 잘 만들면 괜찮다.



15. 셰이프 오브 워터:사랑의 모양 (2017, 기에르모 델 토로) ★★★★
기이하고 아름답고 특별한 형태의 사랑이야기가 마음을 흔든다. 무기력한 장애인이며 사회적 약자인 엘라이자와 수조에 갖힌 괴생명체의 운명적 만남은 연민이며 연대이고 저항이다. 아름다운 영상으로 동화같은 판타지를 만들어낸 기예르모 델토로와 샐리 호킨스의 연기는 최고라 말할수 있다. 하지만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냉전시대를 표현한 방식도 의문이고 엘라이자의 성적인 행동들이 필요 이상으로 강조된 점은 공감하기 어렵다. 시대의 아픔을 판타지로 표현한 '판의 미로'나 '악마의 등뼈'에서 느낀 감동을 따라가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