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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3 - 여성,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영화이야기3 - 여성,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육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약자로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영화 속의 여성도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로 그려집니다. 특히 상업영화는 여성의 주체적인 삶을 인정하지 않고 여성을 대상화시키곤 합니다. 하지만 여성의 삶을 적극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영화들도 적지 않습니다. 여성으로서 삶이 고단할 때, 여성의 삶을 이해하고자 노력할 때 찾아 볼만한 영화를 소개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고의 여성영화로 뽑는 '바그다드 카페', '안토니아스 라인', '델마와 루이스', '아이 엠 러브', '고양이를 부탁해' 등은 많이 보셨을 거라 생각하고 제외했습니다. 보신 다음에는 간단한 소감도 올려주시고 함께 이야기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별점은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1. 무스탕:랄리의 여름 (2015, 데니스 겜즈 에르구벤) ★★★★☆

억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불의에 맞서는 용기와 결단이다. 자유를 향한 랄리와 누르의 탈주 장면에서 가슴이 뛰었다. 용기있는 소녀들의 앞날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전통과 관습으로 고통받는 여성의 삶이라는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이면서도 통쾌하고 재미있다.



2. 폭스 파이어 (2012, 로랑 캉테) ★★★★☆

남성중심의 사회는 주체적인 여성을 두려워 한다. 자신들이 이룩한 권위가 파괴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폭스파이어는 써니의 탈을 쓴 정치적 저항이자 체제를 전복하는 혁명이다. 이들의 젊음을 한 때의 불장난이라고 할수 있을까? 이들이 꿈꾸던 유토피아는 계속될 것이다.



3. 와즈다 (2012, 하이파 알-만수르) ★★★★☆

율법에 의해 금지된 자전거타기에 도전하는 작은 소녀의 노력이 눈물겹도록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여성인권 최하위 국가에서 최초의 여성감독이 만든 가장 위협적인 영화다. 하이파 알 만수르감독과 와즈다 그리고 사우디 여성 모두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4. 서프러제트 (2015, 사라 가브론) ★★★★

여성의 참정권을 위해 거리에서 투쟁한 서프러제트의 헌신적인 용기와 숭고한 희생에 머리가 절로 숙여진다. 문제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억압받는 소수는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5. 그랜마 (2015, 폴 웨이츠) ★★★★☆

고집불통 할머니와 사고뭉치 손녀의 아슬아슬한 동행기. 낙태에 대해 신중하지만 솔직한 접근을 통해 레즈비언, 엄마, 할머니 그리고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한정된 공간과 짧은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주제의식이 명확하고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영화다. 세모녀의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여성의 연대와 소통의 중요성도 깨닫게 해준다. 영화 속 남자들은 왜 다들 그렇게 허접한지 모르겠다.



6. 우리의 20세기 (2016, 마이크 밀스) ★★★★☆

세상이 변하는 것처럼 우리의 삶도 관계도 쉼없이 변화한다. 각기 다른 우리는 다른 삶과 다른 사랑을 하면서도 조금씩 성장하고 전진한다. 격변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특별한 듯 평범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흔든다. 아네트 베닝과 그레타 거윅의 실감나는 연기도 최고다.



7. 웬디와 루시 (2008, 켈리 레이차트) ★★★★☆

일자리를 찾아가는 젊은 여성의 고달픈 여정은 미국 자본주의의 아픈 이면이다. 알래스카로 가면 희망이 있긴 한건가. 답답하고 우울하지만 시종일관 담담하다. 켈리 레이차트와 미쉘 윌리엄스의 조합은 최고다.



8. 여배우는 오늘도 (2017, 문소리) ★★★★

며느리, 딸, 엄마, 아내 역할에다 배우까지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문소리씨. 지치고 힘들면 하나쯤 쉬어도 좋습니다만 이제는 감독까지 거뜬히 해냈네요. 여배우는 오늘도 힘에 겹지만 여감독의 내일이 기대됩니다.



9. 세컨드 마더 (2015, 안나 무이라에르트) ★★★★

계급간의 갈등과 모성애라는 묵직한 주제를 담담하고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애써 눈물을 흘리게 하지않고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아서 좋다.



10. 글로리아 (2013, 세바스찬 렐리오) ★★★★

타인에게서 사랑을 구걸하느니 노년의 쓸쓸함도 나쁘지 않다. 사랑에 나이가 뭔 상관인가. 글로리아의 밤은 아직 길다고. 통쾌한 엔딩이 특히 마음에 든다.



11. 탈룰라 (2016, 션 히더) ★★★★

엄마로 아내로 딸로 살아가는 세 여인의 이야기. 부모의 자격과 책임에 대한 감독의 메시지가 분명하게 전해진다. 여성감독이 더 많아져야 한다.



12. 믹의 지름길 (2010, 켈리 레이차트) ★★★★

총질과 약탈이 없어도 실감나는 서부극. 거친 황야에서도 여성이 주인공이다.



13. 백엔의 사랑 (2014, 타케 마사하루) ★★★★

게으르고 한심하고 암담한 백엔짜리 인생이어도 좋아. 아둥바둥 산다해도 다 행복한건 아니잖아. 무모한 도전이면 어때. 어차피 인생에 정답은 없는거야. 실패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게 될거야. 여배우가 꼭 예뻐야 하나? 망가진 안도 사쿠라 진짜 멋진 배우야.



14. 빌리 진 킹:세기의 대결 (2017, 조나단 데이턴, 발레리 페리스) ★★★☆

양성평등과 성소수자의 권리를 지켜내고자 노력한 빌리진의 투쟁사. 남성이 우월하다 큰소리를 치지만 실제로는 한없이 초라한 것이 남자의 실체다.



15. 미씽: 사라진 여자 (2016, 이언희) ★★★☆

범죄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지만 우리사회의 여성과 이주민 문제에대한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돋보인다. 배우들의 연기도 물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