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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11 - 난민은 또 다른 이웃이다.

여행하는신짱 2018. 9. 21. 16:29
영화이야기 11 - 난민은 또 다른 이웃이다.


자신의 집과 고향을 쉽게 버리는 사람은 없다. 그들이 집을 떠난 것은 어디에서든 안전과 평화를 찾기 위함이다. 팔레스타인인 수백만 명은 이스라엘을 세운 유태인들에 의해 쫒겨났다. 유태인들도 2,000년을 떠돌았다. IS때문에 수 많은 난민이 발생해도 한사람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 자유의 수호자 미국이다. IS는 미국의 그릇된 중동정책의 산물이다.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선조가 난민이었다는 사실도 망각했다. 만주와 연해주로 건너간 독립투사들도 난민이었다. 한국인 이민자도 수백만이 넘는다. 전쟁과 기아와 환경파괴로 살만한 곳은 점점 줄어든다. 이시간에도 매일 3만4000명이 집을 떠나고 5,000명이 바다를 건너다 죽는다고 한다. 부의 불평등이 가속화될수록 난민은 더 늘어난다. 부와 자원과 자연과 인권은 독점되어서는 안된다.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지키는 관용과 연대의식이 필요할 때이다.

난민문제로 한국사회가 떠들썩합니다. 난민과 이웃에 대한 이해를 돕는 영화 몇 편을 골라봤습니다. 진짜 이웃이 누구인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1. 희망의건너편 (2017, 아키 카우리스마키) ★★★★☆

시리아 난민을 향한 괴짜 핀란드인의 우정이 마음을 흔든다. 차갑고 무뚝뚝하지만 인간애의 손길은 따뜻하기만 하다. 힘든 상황을 극복해가는 담담한 과정이 오히려 절박함을 극대화 시킨다. 헬싱키 곳곳에서 들려오는 희망의 노래들도 무척 인상적이다.


2. 나의사랑 그리스 (2015, 크리스토퍼 파파칼리아티스) ★★★★

그들의 사랑은 순수하지만 불안하다. 난민을 향한 적개심은 사랑마저 파괴했다. 암울한 그리스의 현실에서 피어난 특별한 사랑이야기가 고통스럽지만 아름답다. 세상이 그들을 위협한다해도 사랑이 있기에 희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


3. 디판 (2015, 자크 오디아르) ★★★★

힘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세상은 어느곳이나 전쟁터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사실적인 영상으로 난민과 이민자들의 삶을 심도있게 보여준다. 갑작스런 해피엔딩에 당황스럽지만 이들에게도 행복한 삶이 오리라는 희망은 필요하다.


4. 언노운걸 (2016, 쟝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사소한 잘못인데도 책임감을 느끼며 괴로워하는 제니의 행동은 인간의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이민자의 문제나 성매매 문제 등 사회의 어두운 면을 쉴새없이 들추는 다르덴형제는 관객들에게도 제니의 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5. 유랑하는 사람들 (2017, 아이 웨이웨이) ★★★☆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가 만든 난민의 역사와 실태에 대한 종합보고서. 웨이웨이의 시선은 난민을 향한 존중과 연대의 시작이다.


6. 히든 (2005, 미카엘 하네케) ★★★★☆

미카엘 하네케감독의 날카로운 시선이 프랑스의 추악한 과거를 끄집어 냈다. 1961년 알제리독립전쟁 당시 파리에서는 알제리 무슬림 200여명이 학살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그는 40년 전의 그날이 떠올랐다. 아버지는 죽임을 당했고 자신은 억울하게 고아원으로 쫒겨났다. 어렵게 살아온 이민자에게 학살사건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도 그 피해는 계속되도 있다는 것을 감독은 냉혹하게 보여준다. 그렇다면 누가 테이프를 보냈을까? 그 아들일까?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진실을 마주하게되면 누가 테이프를 보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7. 오마르 (2013, 하니 아부 아사드) ★★★★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고난과 이스라엘의 야만성에 대하여. 장벽이 가로막고 있는한 팔레스타인의 젊은이들에게는 사랑도 우정도 고통스러운 현실이다. 치밀한 각본과 매끄러운 연출에다 생각치 못한 결말까지 모두 훌륭하다.


8. 련희와연희 (2017, 최종구) ★★★

탈북민 련희와 가출녀 연희의 운명적인 만남이 다가왔다. 우리시대 편의점을 둘러싼 군상들을 통해 상처입은 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따스하게 그려냈다. 탈북민을 피해와 동정의 대상이 아니라 연대와 희망의 주체로 내세운 점은 긍정적이다.


10. 프로메제 (1996, 쟝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

시종일관 황량하고 숨막힌다. 소년의 갈등과 불법이민자의 처참한 현실에 가슴이 먹먹하다. 어떤 효과나 음악도 없이 훌륭한 메시지를 담아낸 다르덴형제에게 박수를 보낸다.


11. 르아브르 (2011, 아키 카우리스마키) ★★★☆

어둡고 무표정하지만 인간애가 넘치는 민중들의 삶을 통해 무자비한 자본과 국가권력에 대한 날카롭고 유머러스한 비판을 날리다. 절제와 간결함은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힘이다.


12. 스틸플라워 (2015, 박석영) ★★★☆

그냥 살아남기에도 힘들건만 세상은 그녀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지독한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그녀는 꽃이 되어 피어날 수 있을까? 대사와 배경음악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표정과 몸짓만으로 만들어낸 수작이다. 정하담의 발견.


13. 플로리다 프로젝트 (2017, 션 베이커) ★★★★☆

겉모습만 화사한 매직캐슬은 집없는 밑바닥 인생들의 터전이자 아이들의 놀이터다. 제대로된 보호도 교육도 받지 못한채 거리에 방치된 아이들은 세상일과는 무관한 듯 천진난만 하게 자라난다. 그렇게 해맑게 웃던 무니가 울음을 터뜨렸다. 무니와 젠시는 진짜 마법의 성을 향해 내달렸다. 션 베이커의 솔직한 시선은 언제나 미국의 아픈 이면을 응시한다. 션 베이커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바비처럼 따뜻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매직캐슬은 화려한 디즈니월드에 가려진 진짜 미국의 모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