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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8 - 범죄 액션 스릴러영화의 짜릿함

여행하는신짱 2018. 9. 21. 16:25
영화이야기8 - 범죄 액션 스릴러영화의 짜릿함


범죄스릴러나 액션물의 적당한 긴장감과 화끈한 액션은 많은 이들이 좋아합니다. 마치 자신이 겪는 일처럼 스릴넘치는 감정을 느끼기도 하고 대리만족을 얻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는 순간의 짜릿함 이상의 감동과 여운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한국영화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범죄물들은 눈쌀마저 찌푸리게 합니다. 한국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아 낸다면서 비현실적인 설정과 잔혹함으로 관객을 유혹합니다. 선악의 대결구도에다 신파까지 곁들여 잔인한 폭력을 미화하는 느낌마저 들게 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좋은 영화도 많습니다.
그동안 좀 재미없는(?) 영화들만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나름 볼 만한 범죄액션스릴러물을 소개할까 합니다. 사회의 현실과 시대상을 반영하면서 사실적으로 표현한 영화들입니다. 재미도 있습니다.


1.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2007, 시드니 루멧) ★★★★☆

악마의 달콤한 유혹은 끔찍하고 비극적인 결말로 돌아왔다. 돈과 욕망과 폭력이 만연한 미국사회의 현실과 다름 아니다. 83세의 노감독은 말한다. 세상은 악으로 가득차 있다고. 33살에 '12명의 성난 사람들'로 데뷔한 시드니 루멧의 유작이라는 점도 놀랍다.


2. 쓰리 빌보드 (2017, 마틴 맥도나) ★★★★☆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확신에 찬 또라이가 아니고서는 분노와 복수를 꿈꿀수나 있겠는가. 고집스러운 두 사람은 서로를 경멸하고 증오하고 오해했지만 결국 서로를 향했던 총부리는 한 곳을 겨냥한다. 선정적인 장면이나 신파가 없어도 충분하다.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범죄스릴러가 이렇게 치밀하고 재미있어도 되나싶다. 믿고 보는 마틴 맥도나의 블랙코미디. 배우들의 연기도 정말 훌륭하다.


3. 분노 (2016, 이상일) ★★★★☆

사랑하는 사람조차 믿지못해서 상처가 되고 분노가 되었다. 휘몰아치는 강렬한 감정은 보는 사람마저 힘들게 한다. 우울하고 답답하지만 진한 여운을 떨쳐내기가 어렵다. 살인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4.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 (2009, 후안 호세 캄파넬라) ★★★★☆

결국 죽음보다 잔인한 복수는 침묵의 형벌이었다. 생소한 아르헨티나 영화에서 진한 여운과 깊은 감동을 얻다. 반전 그리고 타자기.


5.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2005, 자크 오디아르) ★★★★☆

심장을 뛰게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면 절대 놓치지 마라. 어두운 범죄의 세계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피아노 건반을 두드려라. 자크 오디아드가 프랑스 최고의 감독이 된 이유. 심오한 제목.


6. 로스트 인 더스트 (2016, 데이빗 맥킨지) ★★★★☆

은행과 석유회사가 판치고 가난한 사람들은 범죄자로 내몰리는... 황량하기 그지없는 미국텍사스의 본모습.


7.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2015, 드니 빌뇌브) ★★★★☆

거대한 권력과 구조적인 폭력의 악순환 속에서 개인의 권리나 정의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묵살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정의를 수호하는 미국의 민낯이 아닌가. 긴장을 부르는 음악과 촬영 그리고 믿고 보는 감독 드니 빌뇌브.


8. 클랜 (2015, 파블로 트라페로) ★★★★

실화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운 엽기적인 가족이야기. 군부독재 시절 정보원으로 터득한 납치와 살인 기술을 생계에 이용한 아버지나 범죄를 묵인한 가족들이나 모두 시대가 낳은 끔찍한 악마들이다. 가스통을 들고 설쳐대던 자칭 애국세력들을 생각하니 더 끔찍해진다.


9. 릴 퀸퀸 (2014, 브루노 뒤몽) ★★★★

연쇄살인이 벌어지고 광우병이 돈다. 무슬림 소년이 자살하고 돼지가 사람을 잡아 먹는다. 일그러진 표정에 장애를 지닌 인물들은 하나같이 비정상이다. 살인사건의 범인도 동기도 분명치 않다. 어디서부터 풀어내야 하는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혼동의 상황은 욕망과 모순이 만들어낸 프랑스의 현실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0분이 넘는 긴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10. 나이트 크롤러 (2015, 댄 길로이) ★★★★

진실보다는 선정적인 장면에 관심을 갖고 그릇된 정보를 진실인양 소비하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들 아닌가. 질렌할의 눈빛연기는 미치도록 섬뜩하다.


11.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2014, 안국진) ★★★★

비정한 세상에서 돈없고 빽없는 사람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뭘까? 수남의 복수극을 보고 공감하는 이가 많다는 것이 더 비극이 아닌가? 끔찍한 잔혹극이 웃지못할 진짜 희극이 되었다.


12. 세 번째 살인 (2017, 고레에다 히로카즈) ★★★★

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진실은 멀어지고 혼란은 가중된다. 진실은 재판을 통해 가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생명을 법정이 좌우 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누가 누구를 판단하고 단죄할 수 있겠는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법정스릴러는 결국 가족의 이야기다. 가족을 넘어 선악과 진실의 문제로 확장되었을 뿐이다.


13. 굿 타임 (2017, 조쉬 샤프디) ★★★★

숨막히는 삶을 굿타임으로 바꾸고 싶었던 형제. 이들 만큼이나 파란만장한 밑바닥 인생들을 만나며 미칠듯한 하룻밤을 보낸다. 사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결국 배드타임이 되고 마는가. 미국의 뒷골목의 밤풍경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스피디하고 독특한 범죄드라마. 불안한 눈빛의 범죄자로 변신한 귀공자 로버트 패틴슨의 연기도 볼 만하다.


14. 범죄의 여왕 (2015, 이요섭) ★★★☆

고시촌의 암담한 현실을 그린 범죄스릴러가 이렇게 유쾌해도 되는거야? 다음이 기대되는 광화문시네마.


15. 루스에게 생긴 일 (2017, 마콘 블레어) ★★★☆

꼬여버린 인생의 웃픈 에피소드 같지만 어쩌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이런 전쟁터인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세상이 나를 외면하면 할수록 더 고집스럽게 살아가야 한다고.